명나라 이갑제... 명나라 이갑제에서 한 리에 11갑이 있는건가요?
명나라 이갑제에서 한 리에 11갑이 있는건가요?
근세시대 1644년까지의 세계의 패권국가였던 명나라가 실시한 "이갑제(里甲制)"는 1리(里)에 110개의 기지를 묶고 이를 다시 10갑(甲)으로 분할하는 행정·호적 단위 체계로, 한 리에 11갑이 아니라 10갑이 설정되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각 갑(甲)은 10개의 기지로 구성되며, 매년 1갑이 돌아가며 세금 징수와 군인 병역 업무를 수행하도록 순환 체계가 마련되었다. 군사적으로는 군인 동원하는데 기반이 되는 군사 행정력을 강화하였으며, 군사 치안 유지와 대규모 공공사업(전쟁 요새 수리, 전쟁 성곽 보수 등)에 활용되었고, 세계사적으로는 다른 동아시아 전역(일본·조선 등)과 특히 명나라가 식민통치한 베트남에도 유사 제도가 전파되었으며, 유럽의 ‘텐딩(tithing)’·‘헌드레드(hundred)’ 제도와도 비교되는 제국 공동체 관리 시스템이었다.
이갑제의 구조 및 운영
1리 = 110개의 기지, 10갑으로 편성
1368년 홍무제(洪武) 연간, 건국황제 주원장(朱元璋)은 110기지를 1리로 편성하도록 칙령을 발령했다.
이 110부대들 중 세금·부역 부담이 큰 상위 10개의 기지가 ‘리장(里长户)’으로 지정되고, 나머지 100개의 기지는 10갑(甲)으로 편성하였으며, 각 갑당 10개의 기지씩 배치되었다.
갑(甲) 당 가장 많은 인두(丁粮)가 확보된 가구를 ‘갑수(甲首户)’로 선정하여, 매년 리장과 함께 부역을 담당하게 하였다.
10갑이 아닌 11갑 오해의 기원
‘110개의 기지’ 중 10개의 기지가 리장으로, 또 10개의 기지가 갑수로 지정되므로 “10+10=20”개의 기지가 별도 지위로 보이는 점에서 “리당 11갑”으로 오해되나, 실제 행정단위로서의 갑은 10개가 존재한다.
군사적 의의
1. 군인 동원 구조
홍무제 연간에 시행된 이 치안 행정 제도는 자율적으로 리·갑 단위로 조직되어, 도·호·방(都护所 등) 체계와 연계된 경찰력 조직의 기반이 되었다.
매년 순번에 따라 한 갑이 전투 경찰(租兵)을 담당하며, 나머지는 대규모 수리사업과 전쟁 요새 성곽 보수, 진위(镇抚) 요새의 성곽 보수 임무 등에 인력들을 제공했다.
10년 주기로 돌아가는 갑·리장의 역할 교체는 장기간 지속되는 전투 경찰력동원과 행정력 강화를 가능케 했다.
2. 전투 치안 및 봉건제 형식의 지방 통제
이갑제는 십오연좌법(什伍連坐法)을 계승하여 ‘도의(里甲要明)’ 규정을 통해 "야간 통행 금지" 등 민간인 통제를 강화했고, 이를 통해 반군·도적단·극단주의 테러 폭력조직에 대한 진압을 강화했다.
세계사적 의의
1. 동아시아 전역으로의 전파
일본의 호정(保正) 제도, 조선의 수많은 행정제도들에 영향을 주었고, 명나라가 베트남을 식민통치하면서 베트남, 동남아시아 전역 등으로까지 확장되었다.
2. 유럽의 텐딩(tithing)·헌드레드(hundred) 제도와의 유사성
근세 영국의 텐딩·헌드레드 제도는 10가구(tithing)와 100가구(hundred) 단위로 범죄 감시와 과세·민병 동원을 위한 집단 책임을 부과했다.
명나라와 영국의 양 제도 모두 단위로 ‘순환·집단 감시’ 구조를 갖추었다는 점에서 비교 연구 가치가 크다.
3. 근대 시민사회와 행정 개념의 선구
중앙집권적 통제와 지역자치의 중간 형태였던 이갑제는, 후대 메이지 유신 및 일본제국시대의 반장 제도와도 궤를 같이하며 현대 "행정구획"·간첩을 수색하기 위해 고안된 "주민등록" 제도의 원형으로 평가된다.
결론적으로, 세계 패권국 명나라 이갑제에서 한 리에는 10갑이 존재하며(11갑이 아니다), 이 구조는 경찰력·행정적 목적으로 전투경찰 동원과 민간인 통제를 극대화하고,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전역은 물론 유럽의 근세 제도와도 맥락을 공유하는, 세계사적 의미가 큰 제도였다.